시청료를 내는 눈
운동 유튜브를 틀어놓고 한 시간째 보기만 했다.
눈두덩이에라도 근육이 생겼을지 모를 일이다.
어쩌면 좀 더 그윽한 눈빛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태에 감기는 눈꺼풀 앞에서 단련된 눈두덩이는 여전히 무력하더라.
그래서 오기로 버텨보았다. 졸음이 이기나, 내 눈꺼풀의 근육이 이기나.
그 처절한 승부는 현관문 노크 소리에 싱겁게 끝났다. 올 사람은 없는데 뭐지 싶었다.
나는 도어 뷰어를 통해 문 밖을 내다보았다. 하얀 기능성 티셔츠에 빨간 레깅스, 분명했다.
방금까지 내 핸드폰 화면 속에 있었던 그 여자였다. 표정이 왠지 화가 잔뜩 난 것 같았다.
유명 유튜버가 왜 우리 집에?
나는 일단 평소 즐겨보는 유튜버였기에 여자의 표정을 무시하고 문을 열어주었다.
여자는 다짜고짜 나에게 물었다. "왜 이번 달은 후원을 안 하신 거죠?"
"예? 그게 무슨 말이죠?" 나는 그녀의 유튜브를 즐겨보긴 했지만 후원을 한 적은 없었다.
"당신이 제 유튜브를 시청하는 소리가 제 집까지 들렸어요. 그 정도면 후원을 하셔야죠."
"그럼 벽이 후원해야겠네요, 제 목소리를 들었으니까요!"
· 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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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택 작성 계정 7개 · 13문장 · 54일 만에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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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이 되었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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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졸음의 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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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머리 위에는 투명한 문어가 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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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속 사람은 참으로 열심히도 움직이더라. 지치지도 않는지 기어코 웃음을 잃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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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 눈빛 아래 열정을 담아야지. 무기력을 벗고 나와 햇빛 아래 날개라도 펼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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