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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의 약속

익명님의 씨앗 문장에서 시작 · 여러 사람이 한 문장씩 이어 씀
귀신인 줄 알고 소리를 질렀는데, 귀신도 소리를 질렀다.
소리를 지르고 지르다가 눈이 마주쳤고, 조금 어색해졌다.
"사람이세요?" "아니, 귀신인데. 사람이 왜 여기 있어?" "흉가 탐사랄까요..."
어쩌면 사람이나 귀신이나 사는 건 다 똑같은 걸까.
귀신의 입가에 붙어 있는 밥풀을 보고 든 생각이었다.
밥풀이라니, 이 귀신은 나름대로 제삿밥은 잘 챙겨 먹는 모양이다.
"제사를 치뤄 줄 가족도 계신 듯한데, 왜 가족 집이 아니고 여기서 이러고 계세요?"
귀신이 말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어."
귀신은 밤하늘을 보며 지난 날을 떠올리는 듯했다.
"100년 전, 내가 살아 있을 때였어."
1910년 10월 1일, 오늘부터 조선총독부가 정무를 맡게 되었다.
민중과 거리는 통곡으로 가득 찼고, 지성인들은 암울함과 수치를 껴안은 채 자결로 항거했다.
귀신은 그들과 한 가지 약속했다. 자신이 데라우치 마사타케를 죽이겠노라고. 그래서 기다렸다.
"근데 그분이 이미 1913년에 돌아가셨던데요?"

· 完 ·

이 이야기가 만들어진 과정
채택 작성 계정 10개 · 13문장 · 60일 만에 완결
갈림길이 되었던 문장
나는 귀신과 함께 인증샷을 찍고 싶었지만 귀신이라 그런지 캠코더에 모습이 안 담겼다.
2표 · 채택 문장은 3표
"여기가 원래 내가 있던 노인정이여."
2표 · 채택 문장은 3표
뻘쭘하게 한 두마디씩 툭툭 던지고 있자니, 귀신은 이제 집으로 가라며 재촉하기 시작했다.
1표 · 채택 문장은 3표
내가 장난스레 물었다. "혹시 남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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