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로 손을 흔드는 사람이 있었다. 우리 집은 14층이었다.
나는 두 눈을 비비고 다시 창 밖을 바라봤다.
그것은 나의 형상을 하고있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선, 그것이 오기 전에 침대 아래로 몸을 숨겼다.
창문이 스르륵 열렸다. 냉랭한 바람이 방안을 점령하는 걸 느꼈다. 그것의 발이 보였다.
그 사뿐히 내려앉으며 걸었는데 발 소리 없는 그 새하얀 발에 눈을 뗄수 없었다.
그것은 방안을 구경하듯이 다니다가 내가 있는 침대앞에 멈췄다. 나는 숨 쉬는것을 참았다.
길어진 발걸음과 느리게 흐르는 숨소리와 지독한, 붉은 눈동자가. 마주친 웃음이 짙었다.
동그란 눈과 묘하게 차가운 웃음에 안구의 촉촉함과 하품이 절로 나오고 만다
꿈인가 현실인가 구분이 안간다. 필히 꿈일거야 저건 현실일수가 없어. 스스로 되뇌었다.
그것은 수만년전 멸종한 브라키노사우루스였다.
그렇다. 나 또한 인간이 아닌 공룡이었다.
사실 인간이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여지없이 내 몸통은 공룡이다.
하지만 나는 작은 알로사우루스. 육식 공룡이긴 하지만, 내 앞의 존재는 너무나도 커다랐다.
그래도 다행히 상대는 초식공룡이다. 아직 나에게 승산이 있다.
근데 어떻게 싸워야 하는거지? 나는 내 몸의 손가락 조차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몰랐다.
주먹을 휘두르기엔 앞발이 너무 짧았다. 어디에도 닿지 못하고 허공에서 꼼지락 댈 뿐이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
참여자 10명 · 16문장 · 54일째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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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바라보니 눈동자가 없는 여자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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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건너집 창문에 비치는 나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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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하던 대로, 그것이 지나가면 뒤에서 깜짝 놀라게 하려다 위화감이 들었다. 불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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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찾았다. 내 몸." 그것은 천천히 나에게 밀려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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