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끝에 사는 노인은 사람들이 잊어버린 것들을 팔았다.
잊어버린 것들은 실재하는 물건이 될 때도, 관념적인 무언가가 될 때도 있었다.
한 사내가 노인 앞에 서서 물었다. "제가 잊어버린 것은 무엇입니까"
노인은 지긋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맘에 드는걸 고르시게"
"하지만 이미 잊어버린 것을 어떻게 기억해서 고르란 말입니까?"
"설령 잃어버렸다하더라도, 자네의 마음이 기억하고 있을테니 아무 걱정하지 말게나."
노인을 열심히 고민하는 나를 보며 생각했다. '무엇을 고르든 이제 잊지 않게 되었다는 걸'
나는 노인의 좌판에 있던 편지와 안경 중 어느 것을 골라야할지 알 수 없었다.
누군가로부터 왔을 편지. 눈이 나쁘지 않아 쓸일 없는 안경. 전혀 예상도 되지 않았다.
노인은 말했다. “아, 참고로 고르지 않은 물건은 영원히 잊게 된다네. 그게 규칙일세.”
편지에 수신인이 적혀있지 않아 무엇일지 두려워 안경을 썼는데 세상의 다른 모습들이 보였다.
모든 물체들에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돈을 보자 거기에는 '너의 신'이란 문구가 있었다.
놀란 나는 안경을 낀 채 노인을 바라보았다.
그 노인에게도 무언가의 문장이 적혀 있었다.
-정처없이 헤메는 방랑자여. 영겁의 안식처에서 잠시 쉬어가오-
"이게 뭡니까? 안경을 써보아도 기억나는것이 없습니다. 이 안경은 저에게 무엇이었습니까?"
노인은 말했다. "내가 무언가 말하게 된다면 자네는 그것밖에 생각하지 못할걸세"
신중해야했다. 아니, 신중해야하나? 당초 잊어버린 물건들이었다. 굳이 상기할 필요가 없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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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이 되었던 문장
때론 잃어버린 카드를, 때론 잃어버린 어린날의 추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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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과거를 구매하려 하진 않았다. 궁핍해진 인간들은 자신의 기억들을 헐값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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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 하나 고를 수 없어 노인에게 물었다. "둘 다는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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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너머에는, 내 앞에서 흥정을 하던 노인은 온데간데없고 웬 젊은 청년이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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