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결작 모음

라면 냄새의 악순환

익명님의 씨앗 문장에서 시작 · 여러 사람이 한 문장씩 이어 씀
처음 자취방에서 처음 해 먹은 건 라면이었다. 맛없었는데 다 먹었다.
이미 다 해치웠음에도 눅눅한 공기에선 여전히 라면 냄새가 났다.
억지로 위장에 욱여넣었음에도 속이 허기졌던 탓일까, 방 안을 차지한 그 냄새에 속이 역했다.
텅 빈 것은 어쩌면 뻥 뚫린 채 채워지길 기다리던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무 누구나라도 나에게 와줘서 이 지독한 라면 냄새를 지워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누군가를 만나려면 내가 먼저 바깥으로 나가야 했다.
바깥. 그것은 나에게 벅찬 존재였다. 손잡이를 밀고, 문이라는 벽을 넘어 서야 했으니까.
어쩔 땐 미칠 만큼 외로운 마음에 문 손잡이를 잡았지만, 그때마다 나를 붙잡는 건 죄책감이었다.
그리고 만약 그 벽을 넘어 섰다 하더라도 다음엔 어떻게 할 건데?
그 머릿속 질문은 몇 년을 지나도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고, 내일도 같은 질문으로 깨어날 것이다.

· 完 ·

이 이야기가 만들어진 과정
채택 작성 계정 7개 · 10문장 · 59일 만에 완결
갈림길이 되었던 문장
두번째, 세번째도 역시 라면이었다. 나는 이제 라면이란 것에 통달한 지경이었다.
0표 · 채택 문장은 3표
난 그냥 따스한 것이 그리웠던 것이다. 국물이 아무리 뜨끈해 봐야 사랑만큼 그럴까.
0표 · 채택 문장은 3표
그 때였다. 누군가가 내 자취방 방문을 노크했다.
0표 · 채택 문장은 3표
연습삼아 현관문만 살짝 열어보았다. 피부에 닿는 바깥공기부터 낯설다.
0표 · 채택 문장은 3표
다른 완결작
← 이전 완결작다음 완결작 →
작성 과정·감상 보기 (화씨.방 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