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용서의 문
⑂ 이 이야기는 지하의 계단에서 갈라진 이야기입니다.
바닥을 향하는 인생에도 지하가 있다는걸 알았다.
곰팡이 냄새는 더 심했고, 그나마 들던 햇빛마저 사라진 곳이 나의 쉼터가 되었다.
언제부터 내 인생은 이토록 가파른 내리막길이었던 걸까.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탄력이 붙는다. 멈출 수 없다. 다리가 이끄는 대로 끝없이 아래로, 아래로.
내 인생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그럼에도 나는 내일을 꿈꾸며 눈을 감는다.
그때 지하로 향하는 문고리를 쥔 사람이 자신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입가에 웃음이 피어올랐다.
여기서 이야기가 갈라졌어요
그는 반기는지, 저주하는지 모를 어두컴컴한 눈빛으로 나를 응시한다.
원망인지, 희망인지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니? 무엇이든 들어줄게, 최대한 상냥하게 말을 걸었다.
그의 눈빛에 희망이 스쳤다. 그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나... 나가게... 해주세요..."
나는 당황했다. 나가게 해달라고? 나도 그러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데 어떻게?
그의 눈은 익숙했다. 꿈이 스러지기 전, 행복을 그리던 자신의 것과 같았기에.
만약 내가 저 눈빛에 설득되어 문을 열어버린다면, 수문장인 난 존재의 의미가 사라져버린다.
그가 말했다. "과거의 자신을 진심으로 용서한다면, 그때 비로소 이 문이 열릴 거에요."
나는 입술을 지긋이 깨물었다. 미처 모르고 있었다. 그동안 난 나를 얼마나 혐오했던가.
처음부터, 난 내 인생을 바닥으로 내려간다고 정의함으로써 내 인생을 지하실로 이끌었다.
지금껏 주변환경을 탓하거나 값싼 자기혐오로 면피하던 내게 끓어오르는 혐오감이 느껴졌다.
나는 언제까지 내려가야만 하는가. 나는 어디까지 추락하는가. 애초, 나의 나락에 끝이 있나.
· 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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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이 되었던 문장
나를 버려놓고 이제와서 무슨 이야기? 순 거짓말에 가식 떨지마! 넌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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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문 너머에서 잊었다고 믿었던 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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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우리 둘다 당황했다. 어떻하지 우리들은 나갈 방법에 대해 토론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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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이곳에 들어와 놓고는 이제 와서 나가게 해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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